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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 1

​ (1장: 심장에 박힌 단검)

​"시들지 않는 꽃이라고? 와! 진짜 대박이다!"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눈앞에 놓인 스프의 맛을 두 배는 더 좋게 만드는 것 같았다. 오랫동안 이 소설에 매달려 왔고, 이제 남은 건 단 하나였다. 바로 출판사와의 미팅!

​손으로 턱을 괴고 미소 지으며 원고를 바라보던 순간, 출판사들의 까다로운 기준이 떠올라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이렇게 다 힘든 거야! 이건 불공평해!" 징징거리며 몸을 뒤척이던 찰나, 내 손이 그만 스프 그릇을 건드리고 말았다. 뜨거운 스프가 그대로 내 몸 위로 쏟아졌다.

​"악! 뜨거워, 뜨거워!"

​치마 끝을 잡고 허둥지둥 입으로 바람을 불고 있을 때, 갑자기 모니터의 불빛이 픽 꺼졌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급하게 노트북 전원 버튼을 눌렀지만, 화면엔 야속한 백색창만 떴다. 그리고 나타난 문구는 내 머리를 노트북에 박아버리고 싶게 만들었다.

​[파일이 저장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얼굴을 감싸 쥐며 노트북을 쾅 닫았다. 그러고는 곧장 핸드폰을 들어 다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아, 다빈아... 나 좀 살려줘."

​"민아? 무슨 일이야? 괜찮아?"

​"내 노트북에 스프 쏟았어..."

​"뭐? 너 지금 진심이야?"

​"내 소설이 다 날아갔다고, 다빈아!"

​"겨우 그것 때문에 내 잠을 깨운 거야?"

​"도와줘! 도와주면 내가 떡볶이 쏠게, 제발!"

​"오, 떡볶이는 못 참지. 알았어, 노트북 들고 당장 와."

​"역시 너밖에 없어!"

​전화를 끊자마자 노트북을 가방에 쑤셔 넣고 집을 뛰쳐나왔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세상에 내놓고 말겠어!"

​비장한 각오로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그때, 갑자기 심장 위로 날카로운 단검이 꽂히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나는 신음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심장을 움켜쥐었다. 숨이 턱 막혀왔다. 사람들은 무심하게 내 곁을 지나갔지만,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어느새 신호가 바뀌고 차들이 거칠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안 돼, 움직여야 해! 하지만 숨은 점점 조여왔고, 거대한 트럭이 나를 덮치려던 순간—

​내 눈앞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아니, 그는 나를 가로막아 섰다. 훤칠한 키, 눈부신 외모... 그리고 무엇보다 믿기지 않는 건, 달려오던 차가 그와 부딪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는 사실이었다.

​"당신... 정체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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