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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 - Chapter 15: Yandere Youngae 15

* * *

"노엘님, 진짜입니까?"

나는 놀라서 물을 수 밖에 없었다.

"흠, 가끔 저택 밖으로 나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물론 노엘과 그, 포함하자면 마부까지 합친 일행이었지만 나는 느꼈다. 이 정도로 큰 기회는 자주 오지 않을 것이란 것을 말이다.

'그래, 기회다.'

잠시 부목을 해 놓은 검지를 바라봤다.

"일단, 교회에서 성직자가 온다고 했으니 치료 받고 출발하자."

내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뛰기 시작했다. 성직자를 기다릴 시간도 없다는 듯 흥분한 마음으로 급하게 아침을 가지고 그녀에게 건네준 후, 그녀와 함께 식사를 마쳤다.

"온 모양이야."

노엘의 신기한 점은 멀리 저택의 손님실에 앉아있는 성직자가 왔다는 것을 그녀의 방에서 알아챈다는 점이었다.

"노엘님은 어떻게 아시는건가요?"

지금 이 신기한 능력을 이용해, 내 검지를 부러트렸다는 것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디서든 그녀는 내 행동과 주위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가정해보았다.

"글쎄, 왜 그럴까?"

'젠장.'

또 역으로 질문한다. 나는 그녀의 역질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성직자가 앉아있는 손님실. 그는 천천히 내어준 홍차를 마시며 물었다.

"환자는 이 분이십니까?"

"그럼 잘 치료해주세요."

시종의 주인인 노엘이 주인의 상석에 앉아서 말한다. 거창한 서로의 인사 혹은 자기 소개 없이 바로 해결해달란 무언의 압박.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흠, 깔끔하게 삐었군요. 이거...뼈도 상하지 않았어요."

다행이라는 그의 의견. 그 때 만났던 시스터가 했던 말과 같았다.

'쉬아앙!'

바람 소리를 내며 성직자의 손에서 나타난 빛의 힘이 내 검지를 휘감았다. 곧, 저번의 손목보다 빠르게 치료된 듯한 검지가 아무렇지 않게 굽혀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 움직여보시죠."

난 천천히 부목을 벗기고, 손가락을 구부려 본다.

"안 아픕니다."

"다행입니다. 성트리아 세이론 님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현재 성트리아 교단의 믿는 신은 세이론이라는 여신이라고 한다.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꿀먹은 벙어리가 된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교단의 사람은 성직자의 양절모를 쓴 뒤 지팡이를 짚고 일어났다. 꽤 나이가 든 성직자로 보이는데, 그를 출장시키려면 얼마나 큰 돈이 들까 가늠이 되질 않았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노엘은 짧은 인사와 함께 그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성직자는 고개를 꾸벅이며 손님실을 나간다.

"티르. 그럼 놀러가볼까?"

다시 밝아진 그녀의 목소리.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는 여배우가 1인 2연기를 하는 것처럼 신기하기도 했으며, 그 연기가 너무 출중해 소름까지 돋는 그런 느낌이었다.

"네, 노엘님."

허나, 지금 소풍은 내겐 천재일우의 기회. 밝은 눈으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마부 대기시켜줘. 오늘 소풍은 시내에 갈거야."

노엘의 말에 더 희망을 가졌다. 사람들이 많은 도심가라니. 아무리 저택 내를 전부 확인할 수 있는 그녀라도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를 찾아내긴 무리일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작에 날 찾아냈겠지.'

소매치기를 하며,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노엘이라도 날 찾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내로 가서...재빨리 상단에 돈을 얹어주고 다른 영지로 가면 돼.'

수 많은 시뮬레이션을 그려본 뒤, 어떻게 하면 제일 빠르게 그녀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까 가정해봤을 때 이게 정답이라 판단했다.

"가자."

금세 준비 된 마차에 오르는 노엘과 티르. 오늘 따라 밝은 티를 내게 된다면 의심할 수 있기에 평범하게 행동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 잘 다녀오십쇼. 아가씨."

집사가 오늘따라 끈덕지게 마차에까지 올라 배웅한다. 노엘은 소풍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 것일까. 가볍게 웃으며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티르님."

"네?"

"아가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집사의 말에서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다.

'어차피 여긴 끝이다.'

이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돈은 저택에서 무상으로 일해 한 푼도 없었지만, 내 품에는 단검과 함께 몰래 집어간 노엘의 귀걸이와 목걸이가 숨어있었다.

'어차피 확인도 안 하는 것들이었으니까.'

서랍장에서 귀걸이와 목걸이가 사라졌는데도 아무 말도 없던 그녀. 소매치기의 본성이라고 욕해도 좋다. 허나, 여기서 무일푼으로 나가게 된다면 상단을 얻어탈 수 있는 희망도 없어진다. 집 또한 그녀가 알고 있기에 어디로 가든 그녀의 수족들이 깔리게 될 것이 분명. 내겐 선택지가 없었다.

"가자."

덜그럭 거리며 움직이는 마차.

"날씨가 맑지?"

"예, 노엘님. 요즘 날씨가 정말 맑은 것 같습니다."

"항상 화창하면 좋겠네."

그들이 했던 말이 기우제였을까. 점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드륵!'

마차가 곧 시내에 도착하고 마부가 급하게 마차 안으로 연결된 걸쇄를 열어 말을 건다.

"아가씨, 비가 곧 내릴 것 같으니 우산을 준비해드릴까요?"

"아니, 주변에서 사면 되니 상관없다."

"예. 그럼 잘 다녀오십쇼."

비가 올 것을 대비해 마부는 미리 준비해둔 우비와 장화를 신고 있었다. 꽤 크게 내릴 것인지 하늘이 거무죽죽했다.

"비가 와서 어쩌죠?"

"그럼 둘이서 술 한 잔 할까?"

더 좋다. 술을 마셔 풀어진 그녀가 방심할 때 화장실을 간다고 하곤 도망칠 수 있으니 말이다.

'슬럼가를 통해 갈까? 아니야...오히려 내 동선이 읽힐 확률이 커. 그럼 시내 모험가 길드 사잇길로 간다.'

머릿속에 끊임없이 맵핑을 하며, 노엘을 에스코트 한다. 둘은 꽤 이름 난 고급진 여관으로 향했으며, 노엘이 당당히 입을 열었다.

"1박과 저녁거리, 그리고 술."

'찰랑!'

꽤 큰 돈을 꺼내 테이블에 던지는 그녀. 여관 주인은 고개를 푹 숙이다 주머니 안에 있는 것이 동화가 아닌 은화인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크게 고개를 숙였다.

"어서옵쇼!!!"

오랜만에 온 큰 손님. 식당의 요리사들에게 고함을 내지르며 빨리 요리를 내오라고 말한다.

"헤헤, 영애님. 앉아 계시면 금방 요리가 나갈 것입니다. 술은 어떤 종류로 준비해드릴까요?"

그녀가 날 바라본다.

"뭘 먹고 싶니?"

노엘이 제대로 취할 수 있게 독한 것을 주문하고 싶었다.

"날씨도 흐릿하고 곧 비가 올 것 같은데, 오랜만에 럼주는 어떠십니까?"

"럼주?"

"네, 사탕수수로 만든 다른 대륙에서 들어온 술이라는데...꽤 맛이 기가 막힙니다."

데커드 영지의 풍토나 주변 영지에서도 쉽게 배양시킬 수 있던 사탕수수. 그것으로 만든 럼주는 꽤나 독해 슬럼가에서도, 굳은 일을 하는 인부들에게도 꽤나 좋은 밤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었다.

"그럼 럼주로 내놔."

"아이고! 영애님! 이렇게 큰 돈을 주셨는데 그딴 술을 대접해드릴 수는 없지요!"

"그럼 럼주랑 제일 비싼 술."

"네! 곧 대령하겠습니다!"

군인처럼 경례를 하며 우스꽝 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여관 주인. 둘은 그에게 주변 경치가 보이는 상석을 안내 받는다.

"묵고 가실 곳은 2층의 제일 큰 방입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십쇼."

바쁘게 술을 가지러 사라지는 녀석.

'솨아아아!!'

창문 너머로 비가 거칠게 내리고 있다.

'빗소리로 내 발걸음이 뭍히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럼주랑 위스키 나왔습니다."

제일 비싸보이는 고급진 위스키와 그 나마 괜찮은 로고가 박힌 럼주가 나온다. 이 여관에서 제일 비싼 술들이 대령되고, 나는 급하게 그녀에게 술을 권한다.

"술 먹고 싶었어?"

"하하, 요즘 일이 바빠서 술이 좀 고팠습니다."

"말하지."

저택 내에서도 구하기만 한다면 쉽게 구할 수 있는게 술이었다. 비싼 와인들과 거품이 나는 특제 맥주라는 비싼 샴페인이 차고 넘치는 술창고를 기억해본다.

"제가 입이 싸구려라 럼주가 아니면 그저 그렇더라고요."

남자의 허세는 술로 말한다는 명언이 있다. 유리잔에 받아진 럼주를 빤히 바라보는 노엘.

"티르가 좋아하는 술이라."

귀족들이 애용하는 고급 와인이 아닌, 알코올 향만 가득한 싸구려 럼주. 천천히 노엘이 입가에 럼주를 가져가본다.

"흐음."

인상을 살짝 찌뿌린 노엘.

"하하, 노엘님. 럼주는 원래 그런 맛입니다."

"개판인걸? 사탕수수로 만들었다며? 그럼 달아야지."

"냄새는 그래도 달콤합니다."

둘은 다시 잔을 부딪치며 운치있는 빗소리와 함께 술에 녹아들었다.

'점점 더.'

열심히 정신을 차리며 나는 그녀와 잔을 부딪친다. 이윽고, 큰 돼지 갈비와 샤퀴테리가 나오고 포크질을 하며 둘은 기름진 돼지의 육즙이 녹아드는 럼주의 달콤한 향에 취한다.

'젠장, 정신차려.'

오늘이 크나큰 기회일 수 밖에 없다. 휘청거리며 둘로 보이기 시작한 노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어지럽네...일단 어디 노숙이라도 하면서 숨을까.'

이 상태로 상단에 들어가 비싼 장신구를 건네주면 물건만 받고 버려질 가능성도 높았다.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그들과 거래를 해야 했다.

'그럼...일단 근처 마굿간이라도 들어가 몸을 숨겨야겠어.'

비가 오는 날에 노숙 생활 동안 얻은 노하우 중 하나, 걸리지만 않는다면 마굿간은 좋은 잠자리가 될 수 있었다. 다른 노숙자들이 먼저 점령하진 않았을까 걱정이 들었지만 다른 소매에 숨겨둔 단도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티르, 취했어?"

노엘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내 머리카락을 쓸어넘긴다.

"아닙니다...노엘님."

이 무서운 여자는 술에 취하지도 않는 것인지 평온한 얼굴로 샴페인을 따르고 있었다. 샤퀴테리가 반 쯤 사라질 때, 나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엘님. 일단 화장실 좀..."

"어? 그럴래?"

다급해보이는 얼굴이 먹힌 모양이었다. 난 화장실로 간다고 하며, 여관의 측간 근처로 다가갔다. 비가 오며 오물 냄새가 올라오는 느낌.

'지금이다.'

추적거리는 빗 사이로 골목진 구석에 내달리기 시작했다. 노엘이 따라붙을 수도 있으나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내달려야 했다.

'사람들 사이로 가야해!'

비가 오며 급하게 내달리는 사람들 사이로 녹아든다. 숨에서 술의 단내가 올라오지만 멈출 수 없었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려왔고, 달리는 내 발 밑에 모여든 흙탕물들이 번잡하게 튀어나간다.

'숨어야 해.'

전에 봐 뒀던 마굿간들은 포기. 남은 목표는 지나가다 봤던 모험가 길드의 마굿간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제발!'

뒤에 추적자가 없길 빈다. 그렇게 난 모험가 길드의 마굿간으로 도착했다. 찰박거리는 발 소리와 함께, 뚝뚝 떨어지는 옷들을 한 번 털어내며 콧김을 내뿜는 말들을 바라봤다.

"새끼들..."

드디어 자유를 찾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거 누구요?"

랜턴을 든 한 인영이 다가와 질문한다.

'이런 젠장할.'

마굿간의 다른 숨어든 노숙자인가?하면서 품에 단도를 손으로 쥐었다.

"비를 피하러 왔습니다."

"저런, 마굿간은 좋은 밤잠이 되질 못할거요. 그리고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데?"

랜턴을 든 사람이 다가왔다. 빛이 가까워지며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죽옷을 입고 굽은 허리에, 하얀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난 그런 남자였다. 눈에 칼 자국이 있는 것을 보아 좋은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런 느낌.

'모험가?'

난 대략적으로 그를 모험가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난 모험가 길드에서 잡일을 하고 있는 서드슨이라고 한다네. 자네는 노숙자인가?"

랜턴의 등불이 어두운 마굿간을 비추며, 난 그 따스한 느낌에 적의를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예, 비가 점점 심해져 숨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런, 젊은 나이에 딱하기도 하지. 그런데..."

그는 나의 행색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어딘가의 하인의 복장.

"도망친건가?"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략적으로 어디 하인의 표식은 없었지만, 내가 입은 대중적인 하인 복은 고위급 집안에서 잡일을 하는 하인이라고 하기엔 충분한 인상착의였으니까.

"따라오게나. 내일 즈음 영지 밖을 나갈 수 있을걸세."

"네?"

"모험가 길드가 괜히 모험가 길드가 아닐세. 피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질 때 모험가가 되는 법이지."

순순히 나는 그의 선의를 따라 모험가 길드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차분히 큰 열쇠 꾸러미에서 녹슨 열쇠를 꺼내들어 안으로 들인 그.

"쯧, 그 상태로 있다간 도망은 커녕 몸살에 걸려 하루도 안 되서 잡히고 말걸세."

그는 끓는 솥에서 스프를 국자로 뜬 뒤, 접시에 담았다.

"들게나."

"...감사합니다."

가끔 노숙 생활을 하다보면, 선의를 받은 기억이 생각났다. 나무 스푼을 쥐어주며 그가 말했다.

"어디로 갈 셈인가?"

"아직 딱히 정해지진 않았습니다...하지만 데커드 영지는 서부와 경쟁 관계에 있으니...제국 서부 쪽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흠, 잘 고민해봤군."

서부는 언제든 거국적 영지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동부에게 이를 갈고 있는 영역이었다. 난 천천히 스프를 뜬 뒤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입에 담는다. 알싸한 술맛이 스프로 인해 녹여지고, 사이사이 들어있는 감자와 당근이 씹히며 입맛을 매꿔줬다.

"그래. 그럼 집사님께 잘 말하게나."

"예?"

덜컹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한 순간의 일탈이었다고 말하면 그리 크게 꾸중을 듣진 않을 것이야."

"이,이 새끼..."

안쓰럽다는 눈으로 모험가 길드의 남자가 고개를 젓는다. 난 눈이 서서히 풀리며 쓰러졌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고, 그가 놓은 랜턴의 등불이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왔다.

.

"일어났군요."

난 눈을 떠보니 빛이 희미하게 들어오며 거친 천의 주름이 보였다. 그리고, 아주 어두운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음을 눈치챘다.

"집사님..."

"예."

온 몸이 의자에 앉혀져 묶여있음을 느꼈다. 거친 나무끈의 감촉이 양 팔과 다리를 옥죄고 있었으며, 머리를 전부 천주머니로 덮여 앞이 보이질 않는다.

'펄럭!'

눈을 가렸던 덮개가 벗겨지며 난 그제서야 주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내가 지나치며 봤던 저택의 지하 창고였다.

"노엘님은 지금 어떠십니까?"

일단 제일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상정해보고 입을 열었다.

"굳이 대답해 드리면 안심이 되겠습니까?"

절대 아니었다. 한숨을 푹 내쉰 후 난 지하 창고에 서 있는 집사를 바라봤다.

"어떻게 절 찾아내셨죠?"

모든 것이 궁금했다. 모험가 길드에 숨어든 것은 어떻게 알았으며, 날 안심시키며 꼬신 그 중년의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원래부터 모험가 길드에 첩자가 있었을까, 혹은 나를 속여내기 위해 위장한 것일까 등등.

"이 정도로 궁금해하시니 조금의 정보는 드려야겠군요."

집사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왜 저희 데커드 백작가의 중요한 위치인지 말이죠."

"네?"

도망은 실패했으며, 어떤 벌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와중, 난 집사의 다음 대답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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